지난 주말에는 고향에 가서 동생을 만났습니다.
어머니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동생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
“형. 연봉 1억인 대기업 직장인 실수령액이 월 얼마인지 알아?”
“한 700 되려나?”
“640만원 정도 된대. 그런데 보험 영업하는 사람 중에 중상위권에만 들어도 월 실수령으로 650은 그냥 벌더라.”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억대 연봉의 실수령애 낮은 부분도 있었지만, 보험 하시는 분들이 그렇게 잘 버는 것이 더 놀라웠습니다.
어머니와 이 주제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
“사람들이 코로나 때문에 영업에 지장있냐고 물어보는데, 우리는 지장이 하나도 없다. 예년하고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다.”
면대면 컨설팅을 주로 하시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여쭸습니다.
“6.25 전쟁통에도 장사를 하는 사람은 장사를 하고 살 사람은 다 살았다. 다 살 구멍이 있는거지.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돼. 영업도 리듬이거든. 전날 흥청망청 술을 마셨다? 바로 리듬 깨져서 다음날 영업에 지장을 준다. 남자영업사원보다 여자 영업사원이 잘 하는 이유가 그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많이 되새기는 루틴의 중요성인 것 같습니다.
#3.
고향 집 옆동엔 저랑 친한 친구의 아버지이시자 A대학의 기획처장, 교무처장 등 주요보직을 모두 거치신 교수님이 계십니다. 작년에 상처(喪妻)하시고 여러모로 마음이 쓰입니다. 최근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G90의 범퍼를 아주 살짝 스치셨다고 합니다. 어두운 중에 내려서 확인해보니 아무문제가 없는 것 같아 이동했는데 며칠 후 관리사무소에서 연락이 와서 G90 주인이 항의했다는 겁니다. 어떻게 연락처를 알아냈는지 교수님께 연락해서 “당신 그거 뺑소니다. 나 이 차 산지 6개월도 안 됐다. 감가상각 때문에 다 보상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답니다. 이런 일이 처음이셔서 많이 당황하셔서인지 연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는군요. 그러다가 걱정이 되어 어머니를 찾아오셨답니다. 어머니는 “그거 사기입니다. 다시 연락하지 말라고 하시고 보험 대리인으로 제 이름 대신 다음에 저랑 연락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다시 연락해서 협박하면 법적조치 취하겠다고 말씀하세요. 그거 뺑소니 아닙니다.” 이렇게 말했더니 다시는 연락이 안 왔고 잘 해결되었다고 합니다.
최근 민식이법 등으로 법개정이 이루어지며 대물파손도 뺑소니로 잡힌다고 하는데 최대 벌금 20만원 수준이라고 하니 모르고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어머니 가라사대
“나라고 처음부터 이렇게 표독스럽고 독했겠니? 사회에서 사람 좋아보이고 순해 보이고 이용해먹기 좋겠다 싶으면 바로 뒷통수 치는게 길바닥 법칙이야. 제일 사기 많이 당하는 사람이 누군질 아니? 교사랑 교수야. 학교 안에만 있다보니까 바깥 사람들도 다 그렇게 착하고 선할거라고 생각하는거야. 그렇게 당한다.”
스트릿 룰을 모르면 변사체 된다..마음에 새겨야겠습니다. 사실 친구 아버님의 상황을 들었을 때 나도 똑같이 대처했을 거란 생각이 들며 식은땀이 났습니다.

“너 변사체가 된다?”
#4
어머니랑 오랫동안 거래를 해 오신 ㅇㅇ잡화 사장님. 이름도 촌스러운 이 가게 사장님이 어머니께 맡기는 돈만 월에 수천만원이라고 합니다.
이 가게를 딸에게 물려주려고 가게에 들어와 일하라고 시키는데..
딸은 다섯시 오십분만 되면 퇴근 가방을 둘러메고 퇴근 준비를 한답니다. “퇴근합니다~”말하고 쌩 가버린답니다. ㅋㅋ 자기거라고 해도.. 월에 수천 버는 자리인데도 쌩하니 가버린답니다. 돈 버는 거 가르치는 것 정말 쉽지 않다 푸념하시며 슬쩍 동생 얼굴을 살피십니다.
인근의 ㅇㅇ조명 가게 사장님도 무일푼에서 세자릿대의 자산가 반열에 오르신 분이시지만, 큰 아들에게 사업을 물려주고 싶은데 아버지 생각만큼 아들이 잘 못 따라와준답니다. 고개들고 일하는거 목아프다고 싫다고 한답니다. 요즘 세상에 지주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지주노릇 하는 걸 가르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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